KISS MARRY KILL
Demetria 9살의 어느 아침을 떠올렸다. 플로리다로 이사 가자는 말을 처음 들은 그날. 우리는 아침 식사를 하는 중이었고 엄마는 아빠의 제안이 썩 반가운 눈치였다. 분명히 말하는데 나는 아니었다. 베이컨을 곁들인 에그 스크램블이 꼭 돌덩이를 씹는 것 같았으니까. 사랑하는 데미, 우리와 함께 가겠니? 아, 내게 용기가 있었더라면. 그랬더라면 나는 미네소타가 마음에 든다고 말할 수 있었을까. 아마 아니겠지. 나는 그때도, 그때보다 조금 자란 열다섯 즈음에도, 더 자란 지금에까지도 말 하나조차 제대로 못하는 머저리 데메트리아니까. Ethan 한국으로 간 동생에게서 연락이 왔다. 근황과 안부, 평안을 바란다는 기도. 특별할 것 없는 메시지였지만, 글쎄. 거리가 멀어 자주 얼굴 보지 못하는 까닭..